단풍이 지고 나니/배 중진 무슨 힘이 있었을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름다운 단풍을 찾아 정신없이 헤매도 멀쩡했었는데 차츰 기운이 떨어지더니 단풍도 시름시름 떨어지고 싸늘한 느낌이 들더니 나무도 앙상함을 들어내고 마지막 이파리가 긴 여운을 남기고 창가에 떨어지던 날부터 두문불출 침대에 누워 기침하기 시작했고 떨어진 잎처럼 수도 없이 가래를 뱉어내며 눈물 아닌 눈물을 글썽이고 눈은 충혈되어 꼴이 말이 아니고 가슴은 쥐어짜듯 아파 움켜쥐고 안간힘을 쓰며 시퍼런 것을 뱉고 또 뱉고 목구멍은 쓰라리다 못해 머리까지 띵하고 목소리는 애초부터 쉬더니 나오지도 않더라 목을 통해 모든 것이 쏟아지고 목을 젖히면 까칠함과 동시에 기침하고 졸려도 잠을 잘 수도 없었고 깜깜한 밤은 샐 줄 몰랐으며 끊임없는 기침은 이웃까지 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