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왕궁/배 중진 폭우가 끝나기를 기다렸는데 엄동설한이 느닷없이 짓쳐왔다 얼음판이 녹기를 기다리는 동안 안절부절못하고 몸은 근질거리기 시작한다 느지막한 오후 점심도 할 겸 북쪽으로 장소도 정하지 않고 달리는데 온 세상이 확 바뀌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야말로 겨울 왕국을 연상하도록 모든 것이 수정으로 덮여 있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만져보니 얼음이었다 마을 전체가 꽁꽁 숨어 있었고 모든 건물이 밤사이 그렇게 만들어졌으며 산도 숲도 난생처음 보는 장관이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이상하게 보였다 점심을 하는 둥 마는 둥 높은 곳에 올라 왕궁을 한눈에 바라보고 싶은 심정이다 동화 속의 요정을 만나고 싶은 간절함이다 어젯밤 별다른 꿈을 꾸지 않았고 아침까지도 뭘 할 것인지 몰랐는데 한순간의 선택으로 말미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