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연/배 중진 깊은 가슴 속 자리하고 있는 그리움을 높이 띄워 멀리 날려 보내려 하지만 손끝에 와 닿는 촉감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팔랑거리며 까불고 코웃음 치고 협박을 하듯 으르렁거리며 화가 난 듯 치솟아 이제는 정을 떼고 싶어 공연히 이웃에게 다가가 시비를 건다 옥신각신 서로 감고 목을 늘린 뱀이 싸우듯 씩씩거리다 스르르 풀려 너울거리며 춤을 추는 모습에서 그리움을 액땜으로 날려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 옛날에는 우린 액에 관한 것은 모르고 나무가 없는 야산에 올라 그 추위를 무릅쓰고 남의 묘에 웅크리고 앉아 하늘 높이 날리면서 연싸움도 마다치 않았지만 저는 싸움이 싫어 멀찌감치 떨어져 바둥바둥 올라가는 모습을 소중하게 여겼고 틈만 나면 대청마루 밑이나 광에 숨겨놓은 것을 들고 나가 끝도 모를 세상을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