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배 중진 죽은 친구가 오늘은 벌떡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제발 그렇게 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상상도 했으며 날씨도 혹독하게 찬데 어둡고 추운 곳에서 외롭게 누워있으려니 생각하니 따스한 방 안에 있는 것이 죄스럽기까지 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장례식장에 찾아가서 병원에서 모셔온 주검을 영안실로 찾아가 직접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 친구임을 확인해주고 화장을 시작하도록 서명을 하고 왔는데 평소에 친구의 결정을 부득부득 말렸어도 본인이 강력하게 원했으니 어쩔 수는 없었어도 차마 못 할 짓을 한 것 같아 후회하고 또 했지만 어쩌랴 내일 친구는 지구 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을 영혼이 사라지더니 사체마저 재로 흩어지고 이름만 몇몇 사람에게 잠시 기억되는 삶이라 끔찍하기만 하고 오늘 밤 잠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