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생각하며/배 중진 41년 전 그날도 오늘과 같이 햇빛이 반짝이던 날 남이야 군 복무를 하러 떠나든 말든 세상은 변함이 없던 날 사나이 갈 길이라서 남들도 하는 병역의무라서 세상을 향한 당찬 포부보다는 국방을 생각하며 어깨가 무겁던 날 할머니와 부모님은 동구 밖까지 따라 나오셨고 아버님은 수고하라 등을 떠미셔도 눈물 글썽이시는 어머니는 말씀이 없으시네 친구 몇 명 선배와 후배 의리를 지키느라 이별의 슬픔 다독여 주고 장정들 모이는 천안시의 초등학교 교정에서 다정한 사람들 돌려보내고 이를 악물고 굳세게 혼자만의 길을 시작했다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의 시계는 돌아갔고 잠시의 외도를 끝내고 의지대로 걷기 시작했으며 어쩌다가 미국까지 흘러온 인생 생각하면 정도는 아니었어도 이만큼 달려왔고 언제 막다른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