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감/배 중진 감나무 밑에서 넋을 놓고 있는 이웃 할머니 지나가는 발걸음 소리 들렸음에도 까맣게 몰랐다가 인사 소리에 당황해하며 누구인가 한참 내려다보시네 매일 지나가는 사람이었다면 쉽게 알아보실 테지만 머나먼 곳에 있던 사람이 느닷없이 불쑥 나타났으니 어찌 황당해 하지 않으실까 감이 주렁주렁 열려 좋다고 하셨는데 빨갛게 익기도 전에 맥없이 쏙쏙 떨어지니 버릴 수도 먹을 수도 없어 한곳에 모아 놓고 울상인데 상당한 개체 수였고 아까운 마음에 안타까운 심정이기도 한데 감나무의 속을 어찌 알 수 있으며 말 못하는 사정이 있으려니 생각도 하면서 감나무 밑에서 그저 입을 벌리고 있으면 감이 떨어지겠나 생각도 했지만 저렇게 대책 없이 떨어지니 초조한 할머니는 시원함을 더해주는 갈바람은 물론이요 좋은 소식 전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