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랑 이야기/배 중진
어느 사랑 이야기/배 중진 말 없고 힘이 좋은 어느 노총각을 하늘이 도우셨는지 아름답고 몸매 좋은 앳된 처녀와 결혼하게 되었으며 가진 것도 없는 그것도 농촌이었으니 이보다 더한 복은 없으리라 감사하게 여겨 알콩달콩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서로만을 의지하며 힘든 농촌 일에 잘 적응해 나가는데 엄동설한에 빨랫감을 잔뜩 이고 얼음 덮인 냇가에 나가 빨래를 하는 것이 안쓰럽고 산길 따라 멀리 떨어진 옹달샘에 물동이를 이고 가서 눈이 오나 비가 내리나 물을 길어오는 것을 보던 황소같이 힘이 센 젊은이는 복사꽃이 피고 새들이 흥겹게 노래하던 계절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아니, 돈이 없어 혼자서 그럴듯하게 우물을 파기 시작했으며 천하장사이니 하루가 달랐고 폭약도 다룰 줄 알아 암반을 깨트리며 깊이 들어갔는데 어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