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배 중진 친구의 유골을 납골당 안에 모셔 놓고 떠나온 지 벌써 삼 개월 당사자가 잘 알아서 처리했으리라 믿으면서도 절차상 성명을 새긴 것을 이제껏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는데 근처에 사는 다른 친구 집을 방문하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여 공동묘지를 둘러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영원하게 새긴 성명을 보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는데 한 때를 풍미했던 삶은 이름과 출생연도와 사망연도만으로 짤막하게 표시되어 허무하기까지 했는데 남들도 다 그렇게 간단하게 남겨 놓았으니 어쩔 수 없었고 사연이 없는 묘가 있으랴마는 안타까운 것은 매우 짧게 살다가 떠나신 분들이다 비슷비슷한 비석에 전혀 모르는 주검끼리 비석을 서로 의지하며 이름도 다양하게 섞여 있는데 사진도 있지만 몇 세에 세상을 하직했는가가 주 관심사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