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목련화/배 중진 봄에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목련화가 꽃을 피우려 할 때 숨을 죽이며 순간을 기다렸답니다. 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추운 날씨였지만 희망이 솟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어느 몹쓸 날 혹독한 날씨가 느닷없이 기습하니 그 아름다움이 추한 몰골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나의 작은 소망은 처참하게 녹슬어 가 엄청난 슬픔을 안겨주며 땅에 곤두박질치고 말았지요 그렇게 짧은 봄은 허무하게 사라지고 간신히 다른 봄꽃들이 자리를 메꾸었지만 목련의 안타까운 사랑을 잊을 수 없었는데 어느 여름날부터 하나둘 목련 송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봄날의 신선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봄보다 더 신기하기만 했답니다 가을에도 두려움을 가지고 매일 목련 나무를 올려다보며 눈치를 보았는데 비가 쏟아진 뒤 춥고 바람이 강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