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배 중진 아흔이 얼마 남지 않으신 분이 모처럼 온전한 정신이 들어 장인, 장모님 산소에 성묘하여야겠다고 말려도 부득부득 우기시곤 소주 한 병에 안주 몇 점을 들고 오셨다가 젊어서 어깨춤을 같이 추시며 처가 방문할 때마다 술자리 하셨던 사촌 처남댁을 방문하여 옛날이야기를 하시지만 모두 떠나가고 몇몇밖에 남지 않은 친척들로 허무함만 더 부추기고 옛날은 확실히 멀리 사라졌음에 몸서리치면서 술기운인지는 모르되 말씀도 이어지지 않았고 현재 사는 것도 상처하여 외로운데 몸은 안 아픈 곳이 없어 서로 슬픈 사연을 감추려 술잔을 연거푸 비우니 그 속이 온전할 수 있겠는지 잊어야지, 잊어야지 모든 것을 잊어야지 아무리 앙탈을 부려보고 반항을 해보아도 현실을 어찌 거역할 수 있으며 오늘 이런 자리 주어짐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