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과 끝 장미/배 중진 장미는 첫눈이 내릴 줄 몰랐다 어제와 똑같은 날씨라 요염한 모습이었는데 간밤에 기습적으로 쏟아진 눈이 얇디얇은 꽃잎을 움츠리게 했고 파랗게 질리도록 했으며 숨을 곳을 찾다가 첫사랑에 몸을 내던졌고 둘은 엉겨 붙은 채 아무 말 없이 그렇게 밤낮이 흘렀으며 무어라 말을 하는 사람들도 없었기에 행복하다고 여겼는데 어느 순간 첫눈은 시름시름 증발했고 장미도 아름다움을 감췄으며 가을은 쫓겨서 갔고 겨울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첫눈을 쏙 빼닮은 눈이 많이도 내렸다 강아지님 ☆ 日 暮 途 遠 ( 해 일/ 저물 모/ 길 도/ 멀 원 )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몸은 쇠약한데 뜻은 커 앞으로 할 일이 까마득하게 많다. 우리에게 여유와 부드러움이 없다면 다른 사람과 마찰을 일으킵니다 곡선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