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

장날/배중진

배중진 2011. 3. 7. 03:07

장날/배중진

촌 사람이 모처럼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갔으니
장날이라고 했지요
살것도 많고 볼 것도 많았습니다

날씨도 추워
깍기 싫은 머리털도 잔소리가 심해
아주 짧게 쳐달라고 했더니
15살 먹은 소년 같다고 좋아하네요

단골인 이발사님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 주시는데
그 분의 친구중에 한 분은 넘어져서 갈비뼈가 3개가 부러졌는데
재수 없으려 그랬는지 몰라도 장기를 건드려
병원생활 며칠 하곤 끝내 불귀의 객이 되었다는군요, 허망하게도

일몰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바다가 있는 곳으로 부리나케 달려서
몇장 찍었는데 경찰이 와서는 대뜸 라과디아 공항을 찍느냐고 묻네요
그래서 저녁노을이 아름다워 찍고 있다고 했더니
공항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느냐고 묻더군요, 모른다고 했지요

글쎄 중동국가에서 오는 화물중에 미국에 있는 유태인들 앞으로
폭발물 장치가 된 우편물을 무작위로 보냈다는 정보로
공항근처는 검문검색이 강화되었고 경찰들을 이곳까지 파견했으니
가던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딱 맞았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못찍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