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괘종시계는 다시 똑딱거리고/배 중진

배중진 2016. 2. 20. 00:13

괘종시계는 다시 똑딱거리고/배 중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직전

적막이 감도는 마지막 날처럼

슬픔을 억누르며 친구의 유품을 정리하는 것도

고역이고 아픔이었지만

18세기 대형 괘종시계 또한 한편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네

 

친구와 호흡을 같이하며 맥박처럼 뛰었는데

태엽을 감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다른 도리가 없었는데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친구의 친구가

조심스레 원하는 눈치라서

 

보험가격의 반값도 되지 않는 가격을 불렀더니

어려운 살림에도 쾌히 사겠단다

유명을 달리한 친구를 무척 이나도 기리고 싶었던 모양이고

워낙 덩치가 큰지라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

 

책임 있게 운반할 사람을 고르다가

어제 두 명이 와서 정중하게 모셔가더니

속은 엉망이었지만

친구의 집에서 재조립하여

힘차게 똑딱거린다는 희소식을 전해와

 

다시 친구의 숨결은 이어지고

자나 깨나 우정을 고이 간직하였듯이

하나 틀림이 없도록

서로를 보살펴 주리라 생각하니

엄동설한에도 따스함이 감돌며 살아있음을 느끼네

 

 

 

 

 

 

 

 

 

 

 

 

 

 

 

 

 

 

 

2016.02.20 00:29

$9,850.00짜리를 $3,000.00에 팔았으며 (Mantle Clock)
$3,600.00짜리를 $1,600.00에 팔았답니다. (Grandfather Clock)

 

yellowday2016.02.20 07:06 

태엽을 감아야 가는 시계는 어렸을적에 보고는 처음 봅니다.
귀한 시계로군요~~

 

오솔길2016.02.20 11:21 

배중진님~안녕하세요^~^<괘종시계는 다시 똑딱거리고>슬픔이 깃든 고운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때때로 마음이 고통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아무라도 붙들고 의지하고 싶을 때 실망을 느낍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내가 믿는고로 말하리라 내가 큰 곤란을 당하였도다
내가 경겁 중에 이르기를 모든 사람은 거짓말장이라 하였도다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시편 116편 10~12절

님~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의 선하심이 가득한 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선암사가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지만, 눈물을 참았다가 거기까지 가서
울 일은 없지 싶기도 하고 선암사가 덕분에 유명한 곳으로 되어
일반대중의 관심사가 되지 않았겠나 생각도 해봅니다.
멋진 주말이 되시기 바랍니다. 일주일 전엔 상상하기조차 싫은
추위로 꼼짝 못 하게 하더니 오늘은 1991년의 기록을 깰 수 있을
정도로 따스한 날이라고 하면서 밖으로 나가 활동하라는 방송을
하더군요. 봄기운을 느껴 봅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1/1/2016 새벽에 길을 떠난 친구가 있어 남은 짐을 정리하고 있답니다.
가지고 가지도 못할 물건들을 잔뜩 쌓아놓아 청소하고 버리고 사갈 사람에게
연락하여 가까스로 정리되어가고 있으며 다가오는 화요일 방을 비우기로
했지만 아직도 처리하여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4월에는 장례식도 성당에서
치러야 하며 세금 등 산적한 문제가 많아 쉽지 않지요. 한 사람의 문제가
저렇게 많은데 많은 식구가 있다면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모은 것은 그동안 즐긴 것으로 간주하고 서서히 주변 정리를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yellowday2016.02.21 05:16 

나머지는 고물상으로 넘기는건가요?.
화욜이면 낼모렌데요~제이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천년수님 댓글

# 오늘의 명언

인간에게는 동물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 제인 구달 -

 

# 오늘의 명언

평균적인 사람은 자기 일에 자신이 가진 에너지와 능력의 25%를 투여한다.
세상은 능력의 50%를 쏟아 붓는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100%를 투여하는 극히 드문 사람들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 앤드류 카네기 -

 

은빛미리아님 댓글

사랑하면 보여요.
상대의 마음도 보이고요.
이웃의 아픔도 보이고요.
그냥 보아서 보는 것은 아름다운 게 아니에요.
마음으로 보이는 것,사랑으로 보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랍니다.
-최복현

 

이쁜선이님 댓글

+ 강물이 흐르며

먼저 가려고 다투지도 않고
처져 온다고 화도 안 낸다.
앞서 간다고 뽐내지도 않고
뒤에 간다고 애탈 것도 없다.
탈없이 먼길을 가자면
서둘면 안 되는 걸 안다.

낯선 물이 끼여들면
싫다 않고 받아 준다.
패랭이꽃도 만나고
밤꽃 향기도 만난다.
새들의 노래가 꾀어도
한눈 팔지 않고 간다.
(최춘해·시인,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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