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도 시들었고/배 중진 사월의 어느 뜨거운 날 삐쭉삐쭉 솟은 빌딩 사이를 정신없이 기분 좋게 걸었는데 그 이후 체력은 욕심을 감당하지 못했나 엉덩이를 가시로 콕콕 찌르는 통증이 시작되었어도 얼마가 지나면 괜찮겠지 싶어 고통 속에서도 참고 유혹의 그 날을 회상하곤 했지만 나날이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아픔이 더해가고 발작하듯 신음하는 빈도가 높아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라 60여 일이 지나면 저절로 후련하게 사라진다 했지만 의사를 찾아가 치료받기 시작했는데 좌골 신경통은 설 수도 앉을 수도 없을뿐더러 바깥출입도 매우 한정되어 거의 집안에 구금상태였으나 세월은 세차게도 빨라 오월이 오리무중이었고 유월도 유성처럼 사라졌는데 엉뚱하게도 장미가 그리운 것은 무슨 이유일까 가시방석으로만 느껴지는 요즈음 향기를 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