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나무/배 중진 저 멀리 푸른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건강해서 보기 좋았으며 약하디약한 나무들 서로 어렵고 힘든 일 어우러져 같이 헤쳐나가는 모습이 아름다웠었는데 푸르름은 오래가지 않았고 어느 바람이 몹시 불던 날 제일 높고 오래된 나무가 휘청하며 쓰러지니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잘려나갔고 남아있는 나무들 매우 슬퍼 징징 우는 소리 들릴까 말까 며칠 할 때 톱밥으로 돌아온 나무 습기를 머금으라고 주위에 재같이 뿌려 놓았네 의지할 곳 없는 자리 텅 빈 넓은 공백 누구라서 채울 수 있으며 찾아와 재잘거리던 산새들마저 어디론가 멀리멀리 떠나갔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과거지사 좋았던 세월 그리워 눈물지으며 바람이 불면 철렁하여 휘청거리고 천둥과 번개가 치면 무서움에 고개 떨구고 가뭄이 들면 큰 그늘을 갈망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