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배 중진 노란 잎이 겨울 준비를 하다가 떨어져 뒹굴어 혹시나 은행을 찾아보았으나 그 많은 가지에 하나도 보이지 않아 봄에 예상치 않은 추위가 저렇게 만들었지 싶기도 하고 헛되이 보낸 한 해가 아닐까 염려가 되지만서도 떨어진 노란 잎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으면서도 시치미를 떼고 얌전을 빼는 듯하여 밉기까지 했지만 냄새나는 은행알이 뒹굴어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 않던 작년이 생각나고 올핸 피해가지 않아도 될성싶어 미안하지만 반갑기도 하다 길목을 막고 오랫동안 행세를 했었고 코를 막고 뛰다시피 지나갔으며 훗날 그 씨는 찾을 길이 없어 의아하게 했었는데 올핸 피해가지 않아도 될성싶어 미안하지만 반갑기까지도 하다 올핸 피해가지 않아도 될성싶어 미안하지만 반갑기도 하다 한 걸음 한 걸음 그저 걸어가기만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