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종시계는 다시 똑딱거리고/배 중진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기 직전 적막이 감도는 마지막 날처럼 슬픔을 억누르며 친구의 유품을 정리하는 것도 고역이고 아픔이었지만 18세기 대형 괘종시계 또한 한편에서 침묵으로 일관하네 친구와 호흡을 같이하며 맥박처럼 뛰었는데 태엽을 감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다른 도리가 없었는데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친구의 친구가 조심스레 원하는 눈치라서 보험가격의 반값도 되지 않는 가격을 불렀더니 어려운 살림에도 쾌히 사겠단다 유명을 달리한 친구를 무척 이나도 기리고 싶었던 모양이고 워낙 덩치가 큰지라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 책임 있게 운반할 사람을 고르다가 어제 두 명이 와서 정중하게 모셔가더니 속은 엉망이었지만 친구의 집에서 재조립하여 힘차게 똑딱거린다는 희소식을 전해와 다시 친구의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