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가을/배 중진 늘 산책하던 길을 벗어나 상점이 즐비하고 사람이 붐비는 거리로 들어서 그곳의 가을을 구경하려고 했던 것은 생각보다 맑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온화한 기온이고 어두컴컴한 집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예정된 시간이 아니어도 건강을 위해서 걷는 것이 좋으리라 여겼기 때문에 일찍 나섰는데 다른 곳보다도 훨씬 넓은 인도와 아파트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두 분의 할아버지가 팔짱을 거의 끼다시피 하고 걷는 것이 보였는데 일부러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오른쪽 꼿꼿한 흰머리 소유자가 내젓는 지팡이가 왼쪽과 오른쪽으로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시각장애인과 안내자이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뒤를 따라가다가 멈춰선 둘을 우회하여 무슨 말을 주고받나 귀만을 고정한 채 조심스레 앞장서서 걸으면서도 몹시 궁금하여 힐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