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배 중진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 굉음이 들려오고 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기에 안전제일을 강조하고 좁은 공간에서 몇 시간씩 마음대로 활동하지 못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하기에 사소한 다툼도 묵과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과잉 공권력을 투입해 왕인 승객을 개같이 끌고 나갔다 칠십을 바라보는 의사가 체면도 없이 위엄도 저버리고 철부지 십 대 청소년이나 다름없는 비명을 내질러 등골이 오싹했으며 허연 배를 내보이며 안경은 멋대로 얼굴에 걸려있고 입에선 선지피가 잔뜩 고인 상태로 끌려가고 있는 장면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보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 그 사람이 같은 아시아인이라는 것이었고 인간 이하의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이 대뜸 들었기 때문이다 네 명 중에 세 명은 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