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018 3

얼마나 섭섭할까/배 중진

얼마나 섭섭할까/배 중진 해마다 1월이면 꽃이 피곤했는데 베고니아 꽃이 보이지 않는다 나올 기미조차 없어 보였다 잎은 무성한데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같이 살다 보니 존재를 의식하게 되었고 작은 모습일망정 무한한 기쁨을 주지 않았던가 그러기에 다른 것은 몰라도 때에 맞춰 마실 물은 열심히 주었던 것은 한겨울에 꽃을 본다는 것은 기적이요 메마른 가슴에 희망이었으며 적막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었잖은가 어제와 같이 오늘도 무심히 바라보다가 자세를 약간 낮추었는데 뒤쪽 창가에 눈이 쏟아질 듯한 구름 색으로 피어있는 꽃 얼마나 섭섭했을까 오랫동안 기다렸다 어렵게 피었는데 봐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삶에 대한 고통이고 말고 메마른 가슴의 희망이었으며 2020년에는 정말 피지 않..

詩 2019 2019.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