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눈/배 중진 모두 겨울이 떠났다 했다 바람은 한결 부드러워졌고 햇살도 눈 부셨으며 땅속에서 스멀거리는 소리 들리면서 만물이 생장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온도가 펄쩍 뛰어 여름이라 느끼는 순간 모두 깔깔거리며 방심하던 순간 느닷없이 하늘을 심술궂게 까맣게 덮고 웅장하게 큰 송이가 앞을 가리며 쏟아지니 벌거벗은 땅은 속수무책으로 하얗게 질려갔다 그동안 자랐던 싹들이 노랗게 변해가며 빠끔히 눈 속에서 눈치를 보고 있고 훌쩍 자란 것들은 간신히 숨 고르기를 하며 가벼운 바람에도 벌벌 떨고 있다 당분간 한겨울 못지않은 추위가 엄습한다니까 후회의 눈물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달콤한 분위기에 또 속았다고 했다 뒤통수가 아플 만도 했다 2017.03.11 23:46 3/10/2017 눈 3/11/2017 영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