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onia/배 중진 오래된 베고니아가 줄기는 굵어도 겨울만 되면 가냘프게 올라와 하얀 꽃을 피우는데 바쁘다 보니 봐주는 사람이 없음을 아는지 유리창을 통해 먼 산만을 바라보네 애초 키우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둘도 없는 친구가 선물한 것이라 친구 생각하며 기르다가 몹시 추운 어느 날 얼어 죽이고 무관심을 자책하다가 친구에게 사정을 자초지종 얘기할 수도 없는 처지라 슬그머니 비슷한 것을 사와 더욱 정성을 다해 자리를 잡았는데 사랑했던 친구가 고꾸라졌다가 늦게 발견되어 작년 1/1 새벽에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난 뒤 베고니아를 보기만 하면 미소 띤 얼굴이 생각이 나 물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만을 했지 작은 꽃을 피우리라 생각도 못 했기에 슬며시 토라진 자세를 돌려놓고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를 한다 추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