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판/배 중진 학수고대하던 얼음판이 얼면 동네 개구쟁이들은 살판이 났고 질서없는 아수라장 개판이 되지만 흥은 해가 서산에 넘어갈 즈음 판이 깨지고 논 15마지기에 물을 대느라 논 임자와 실랑이하길 여러 밤 낮에는 주인이 이겨 물꼬를 따고 밤에는 아이들이 떼로 몰려가 짚단으로 물을 막고 일단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적어도 2월 말까지는 우리들의 운동장이 되니 그 정도의 수고는 아랑곳하지 않았으며 눈이 쏟아지면 집 마당은 쓸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모여 썰매와 스케이트 타기 딱 좋게 크게 타원을 그리듯 치워 너나 나나 모여들어 살얼음판같이 위험해도 춥고 갈 곳 없는 농촌에서는 더 좋은 축구판이 없어 고무신을 신고 공을 쫓는 녀석, 운동화를 신고 뛰는 녀석 심지어는 양말만을 신고 괴성을 지르며 내달리는 녀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