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배 중진 한국도 그렇고 미국도 펄펄 끓는다 서두르지 않는데도 땀이 쏟아지고 손이 떨리지도 않았는데 면도하다가 턱 밑을 베어 무섭게 피가 흐른다 참 이상도 한 날인 것이 면도하다 피를 본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에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로 감싸고 혼자 비지땀을 흘렸던 것이 아침이었다면 침대의 홑이불을 바꾸려 손을 뻗는 순간 손가락 마디가 벽을 긁는 바람에 시뻘건 핏방울이 뜸을 들이지 않고 떨어진다 눈이 있을 리 만무한 곳이지만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또 사용했던 것은 저녁이었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피를 본 괴상한 징조는 무슨 뜻일까 궁금증은 그 이후 한국의 누나로부터 전화가 오면서 풀렸는데 막내 여동생이 수술을 받았다는 것과 매제가 가벼운 뇌출혈 증세를 보였다는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주었고 피를 나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