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배 중진 빠르게 달리는 차들이 인터체인지에서 거의 같은 속도로 동서남북으로 흩어지고 만난다 간판만 보고 성급하게 치달리느라 옆에 무엇이 있는지 신경도 쓰지 않는데 오늘은 앞이 꽉 막혀 옴짝달싹도 못 하니 짜증이 날 수밖에 조금만 가면 출구라서 더욱 몸이 쑤신다 경찰차들이 수십 대 번쩍거리는 것을 보니 대형사고임이 틀림없다 남의 생명이 귀중하니 촌각을 다툴 일은 절대 아니다 옆에 있는 작은 공간에 가로수들이 멋대로 심겨 있음이 보였고 그중에 두 나무가 뿌리는 각각인데 자라면서 붙었다가 또 제 갈 길로 뻗어 나갔다 이곳은 만나고 헤어짐이 아무렇지도 않은 곳이요 누구도 눈여겨보는 곳이 아닌데 느림이 있어 그제야 보였다 오늘 너와 나의 인연이었다 따로따로인데 얼음 밑의 금붕어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따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