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배 중진 텅 빈 교정의 작은 정원에 나비들만 꽃을 희롱하고 한옆에 봉숭아가 다소곳이 눈길을 끄네 옛날엔 장독대에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손가락을 기다리며 유혹의 눈길 보내지 않았던가 누나는 두부 모만 하고 반반하며 깨끗한 돌로 봉숭화의 잎을 따서 백반과 짓찧어선 동생들의 손가락에 얹어주고는 아주까리 잎으로 정성 들여 감싸주고 하얀 실로 동동 매어주며 멋진 꿈을 꾸고 나면 요술처럼 물든다며 뜨거운 여름날을 호기심으로 쉽게 보내게 하지 않았던가 텅 빈 교정의 작은 정원에 나비들만 꽃을 희롱하고 한옆에 봉숭아가 다소곳이 눈길을 끄네 옛날엔 장독대에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손가락을 기다리며 유혹의 눈길 보내지 않았던가 누나는 두부 모만 하고 반반하며 깨끗한 돌로 봉숭화의 잎을 따서 백반과 짓찧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