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곽란/배 중진 끔찍한 일이 또 닥쳐왔다 덥다고 배를 열고 다닌 것이 탈이지 싶은데 요번에는 그렇게 심하게 볶지는 않았고 침대에서 온종일 잤고 또 배를 부여잡고 잠을 청했다 기억한다 만리포 해수욕장의 여름밤 비가 부슬부슬 내리면서 우린 저녁으로 먹은 조갯국이 토사곽란의 주범이 될 줄을 미처 몰랐으며 마지막 떨이로 한 사발이 10원이었기에 어쩐지 싸다 싶었지 밤새 오한에 떨고 토하고 설사하고 복통으로 고생하고 옆 텐트에서 빌려온 만화책을 다 찢어 사용했으며 멀리 가지도 않고 텐트 옆에다 실례를 저질렀다 시끄러운 전축에선 CCR의 Molina가 계속 밤을 미치게 했는데 찬란한 아침이 다가왔지만 제정신이 아니었고 우린 보따리를 싸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합의를 봤다 쌀을 팔고 이웃에게 줄 것은 다 주고 만리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