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무상/배 중진 살을 에는 강한 바람에 몇 그루 되지도 않는 큰 소나무가 미친 듯이 춤을 춘다 마치 살기 위한 몸부림처럼 동네 어귀에서 산지기 하며 주막집을 하는 친구 어미는 갑자기 거대한 덩치가 쿵 하고 쓰러지면서 말도 못 하고 돌아가셨고 죽은 지 하루 만에 뭐가 급하다고 슬퍼하며 매달리는 상제 하나도 없이 저 소나무 요동치듯 요란한 치장 펄럭이며 상여가 들썩거리는데 요령잡이도 말을 아끼지 싶도록 모두가 빠르게 치달려갔다 그것도 공동묘지로 우린 짚 동가리가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서 콧물 질질 흘리며 그것도 구경거리라고 멀거니 바라보고 이웃집 아주머니는 죽은 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훌쩍거린다 저렇게 떠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데 왜 허무하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단다 우리는 추워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죽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