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잔디와 썰매/배 중진 남의 정원에 잘 자란 금잔디를 보면서 어린 시절 뒷동산에서 썰매 타던 생각이 불현듯 일어나 피식 웃으며 순식간에 높은 곳에서 쏜살같이 달려본다 토광문의 널판 중에서도 석 삼자가 깨끗하고도 넓어 떼어낸 후 산비탈로 달려가서 깔고 앉아 있기만 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는데 턱만 있으면 자주 걸리는 것이 흠인지라 두 개의 나뭇가지 위에 송판을 씌워 못질하고 앞부분은 깎던가 구부려 걸리지 않고 멀리 갈 수 있게 했으며 초도 칠해서 윤이 반짝반짝 나기도 했던 것이 뭐가 못마땅했는지 투정을 부리다 못해 뾰족한 못이 튀어나와 엉덩이에 박혔던 기억은 영원히 잊히지도 않는다 얼마나 아픈지 누구한테 하소연하지도 못하고 슬그머니 일어나 집으로 왔어야 했던 쓰라린 기억을 더듬으면서도 그때가 행복했었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