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배 중진 방과 후 모두 떠난 교실의 맨 뒷줄 창가 구석에 중학교 2학년생의 한 아이가 엎드려 훌쩍이고 있다 상업 선생님과 단식부기와 복식부기의 차이를 울먹이며 따지다가 점수가 엉망이 된 후였기도 했지만 전교 일 등으로 상금 500원을 받은 것이 불과 몇 개월 전인데 졸지에 반에서 23등 하는 성적표를 받았기도 하다 교실 점검하시는 선생님에게 발각되어 담임선생님 앞에 조용하게 끌려가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측은지심에 점수를 고쳐주신다 상업과목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를 알지 못하고 옛 방식을 고집하다 당한 것이다 49년 전 잊지 못할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며 귀여운 녀석이었다고 미소를 띠지만 지금 가진 재산을 현상 유지라도 하려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민감하여야 한다 또다시 울먹이지 않으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