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없는 곰돌이의 묘/배 중진 복슬강아지를 맞이하여 우린 처음으로 마음을 빼앗겼고 온갖 정성을 다하여 키웠는데 14년이 지나니 예전과 같지 않아 아버지 자전거에 실려 병원으로 가다가 펄쩍 뛰며 마지막 몸부림을 다 하곤 자전거에서 떨어져 유명을 달리했고 군침을 흘리는 이웃 사람들 몰래 막냇동생이 산에 갖다 묻었건만 26년이 흐르고 나니 흔적도 없어 이곳에 묻었던가 저곳에 묻었던가 사랑했던 곰돌이의 공백을 메울 길 없어 들여놓은 개는 세상에서 가장 정이 들지 않도록 못생긴 것을 사다가 키웠지만 일면식 없는 개는 미국에 있었기에 종말을 알 수는 없었으나 우리 형제자매 모이면 아직도 가슴 속에 있는 아름다운 추억 들추느라 밤을 새우고 지나가는 스피츠 만나면 우리의 곰돌이 같아 돌아보고 또 돌아보곤 했는데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