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2
첫눈/배 중진
배중진
2022. 12. 12. 05:30
첫눈/배 중진
그렇게 어둡지는 않은데
첫눈이 내릴 거라는 예보다
더불어 까마귀들이 성화를 부리며
뭔가를 아는 눈치고 즐기고 있다
우리 어려서
눈이 내릴라치면 그냥 마당에서
이유도 모르고 뜀박질하던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린 먹을 것을 전혀 걱정하지 않았는데
까마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일이라는 것을 걱정이나 하고 있을까
얼마나 내릴까 전혀 예측하지는 못하지만
흰 눈에 덮여 있는 곳에서 먹을 것을 어떻게 찾을까
설마 죽기야 할까
하루 먹지 못한다고 배는 곯을망정
그렇기까지야 할까
말없이 눈보라는 치는데
까마귀는 아우성치지도 않는다
간 곳을 모르겠고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