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 10

추상/배 중진

추상/배 중진 잊을 수가 없지요 일순간도 말입니다 그러나 무심한 세월은 빠르게 흐릅니다 막을 수도 없고 감히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좋은 일이라면 어쩌다 잊을 수도 있겠지만 돌려놓고 싶은 촌각이 더욱 많기에 간절한 것이지요 그렇게 아픔은 쌓이고 연륜이 겹겹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순간마다 잃는 그 무엇을 어찌 감당하겠는지요 눈물 없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지 싶답니다. 추상/배 중진 잊을 수가 없지요 일순간도 말입니다 그러나 무심한 세월은 빠르게 흐릅니다 막을 수도 없고 감히 붙잡을 수도 없습니다 좋은 일이라면 어쩌다 잊을 수도 있겠지만 돌려놓고 싶은 촌각이 더욱 많기에 간절한 것이지요 그렇게 아픔은 쌓이고 연륜이 겹겹이 생기는 것이겠지요 순간마다 잃는 그 무엇을 어찌 감당하겠는지요 눈물 없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

詩 2022 2022.12.30

산타클로스/배 중진

산타클로스/배 중진 아침에 굴뚝으로 누가 들어간다 깜짝 놀랐다 그림자였다 우리 굴뚝이 햇빛에 의해 고스란히 노출되었고 그곳에서 움직이는 것이 옆 건물의 벽에 그대로 보였다 처음에는 한 명이었는데 두 명으로 늘어났다 누군가 고통을 받고 있어 선물을 가지고 방문하셨지 싶다 나도 덩달아 누군가에게 일 년 동안 신세 진 것을 오늘 갚으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기적절하였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산타클로스가 되길 성탄절을 통해 빌어본다 아니 항상 관심을 두고 배려를 하고 사랑을 베풀자

詩 2022 2022.12.20

첫눈/배 중진

첫눈/배 중진 그렇게 어둡지는 않은데 첫눈이 내릴 거라는 예보다 더불어 까마귀들이 성화를 부리며 뭔가를 아는 눈치고 즐기고 있다 우리 어려서 눈이 내릴라치면 그냥 마당에서 이유도 모르고 뜀박질하던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린 먹을 것을 전혀 걱정하지 않았는데 까마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일이라는 것을 걱정이나 하고 있을까 얼마나 내릴까 전혀 예측하지는 못하지만 흰 눈에 덮여 있는 곳에서 먹을 것을 어떻게 찾을까 설마 죽기야 할까 하루 먹지 못한다고 배는 곯을망정 그렇기까지야 할까 말없이 눈보라는 치는데 까마귀는 아우성치지도 않는다 간 곳을 모르겠고 조용하다

詩 2022 2022.12.12

도리깨질 타작/배 중진

도리깨질 타작/배 중진 콩이 쫙 깔렸던가 밀인가 아니면 보리가 널린 마당이라 생각하는데 어려서 확실하지는 않다 고등학생인 딸을 엎어 놓고 회초리를 이용하여 사랑의 매질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살벌함이 감돌고 너 죽고 나도 죽자는 식이다 뭣 때문에 시작했는지는 몰라도 우연히 5살짜리가 그 집에 놀러 갔다가 목격하고 도망친 사건의 기억이 영원하다 누구한테 발설도 못 하고 혼자만 끙끙대며 악몽을 곱씹었다 재원인 딸을 오죽하면 개 패듯이 팼을까 교복 입은 채로 도리깨질해댔고 가방이며 책을 아궁이에 쏟아부으며 태울 기세였다 그런 어머니에게 매달려 살려달라며 울부짖는 가녀린 여학생 어떻게 끝났는지 까마득히 잊었다 아마도 끝까지 여고를 졸업했지 싶다 그런 수모를 당한 여인이 80세로 유명을 달리하셨다 끝내 어머니를 용..

詩 2022 2022.12.08

기침감기/배 중진

기침감기/배 중진 몸이 이상했다 계속 콜록거린다 누구와 만난 적도 없는데 속이 끓는다 몸을 최대한도로 구부리고 털을 곤두세우며 모든 무기를 날카롭게 휘둘러 재빠르게 대응하지만 덩치가 엄청나게 크고 묵직한 녀석 앞에 속수무책 당하기만 하여 이빨을 드러내 으르렁거려도 방법이 없다 하루, 이틀 무력하게 잠만 자나 옛날 쌔근거렸던 숨소리는 어디서 인가 구멍이 났는지 이상한 소리만 날 뿐이다 어디 나만 물어뜯어야 할 나약한 고양이인가? 만만한 밥인가? 제풀에 지쳐 다른 곳으로 가겠지

詩 2022 2022.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