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부정적인 것들/배중진

배중진 2011. 7. 1. 01:19

부정적인 것들/배중진

저녁을 먹고 산보하는 시간이
건강에도 좋고 사색하기에도 적당하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십년동안 거르지 않았는데
요사이는 보고싶지 않은 것들이 자꾸 보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여야지 하면서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하며
순간적으로 나오는 말들은 너무나도 부정적이다
자제하면서도 나름대로 적어 보는데

스컹크가 풍긴 냄새가 어둠과 같이 깔리고
차량들이 속도제한을 훨씬 초과하며 달리고
경적을 울리지 말아야 하는데 빵빵거리고
술먹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이 보이고

술집앞에서 길을 막고 담배피우는 꼴초들
갖은 욕지거리를 하면서 시시덕거리는 것들
침을 함부로 뱉고 꽁초를 버리는 못된 것들
기도를 보는 뚱뚱한 친구들의 꼴사나운 문신들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고성능 스피커의 굉음
그 옆에서 구걸하는 싸구려 음악가의 불협화음
귀에 꽂아 듣고 있는 음악에 맞춰 꺼떡거리는 애들
엉덩이가 다 보이고 더러운 속옷을 주체못하는 녀석들

분숫가 의자를 독차지하고 있는 집없는 천사들
그곳에서 스케이트 보드 놀이를 하는 파괴자들
음식을 걸어가면서 먹다가 팽개치는 놈팽이들
앞에서 5명정도가 길을 석권하며 다가오는 것들

말을 아끼면서 눈에 띄는 것들만 적어 보는데
경찰이 적발을 해도 워낙 인파가 많아서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그리고 토요일
아비규환이요 보고싶지 않은 작금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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