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5

불효자/배 중진

배중진 2015. 9. 13. 18:47

불효자/배 중진

 

 

누나와 동생들의 노력으로
어머니는 마을을 바라보시면서
항상 같은 모습이셨고
짙푸른 잔디도 건강함을 자랑하였으며

 

조용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은
산짐승과 풀벌레
산새들의 놀이터가 되어
사시사철 행복한 가정이 되길 지켜주시는데

 

4년 만에 다시 찾은 불효자는
눈물만 앞세울 뿐
이렇다 할 효심을 들어내지 못하였다가
동생과 같이 벌초를 하면서
나름 한다고 열심이었지만
땀만 비 오듯 하고
동생의 반의반도 일을 성취하지 못하다가

 

축대를 잡초가 뒤덮은 것도 모르고
왼발을 헛디뎌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넓적다리뼈 골절 수술 후 깨어나지 못하신 어머님이
같은 방법으로 불효막심한 자식에게
따끔함 가르쳐주심을
어찌 깨닫지 못하였단 말인가

 

joolychoi님 댓글

"접시만 닦지 말고"
먼저 자신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라
붓다께선 '스스로 깨어 있음'과 '알아차림'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릇된 행동은
몸과 마음, 말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는다. 마치 찌푸린 얼굴로
설거지를 하는 아낙과 같다. 접시를 닦는 데만
신경을 쓰느라 자신의 마음이 깨끗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는다. 이것은 옳지 않다
그들은 자신을 잊고 있는 것이다
--아잔 차의《아잔 차의 마음》중에서--
그릇을 깨끗이 닦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의 그릇을 깨끗이 닦는 것입니다
자기 마음의 그릇이 깨끗한지 아닌지를 깨우치는 것이
'깨어 있음'의 시작이고, 마음 그릇 어느 구석이
잘 닦이고 덜 닦이는지를 아는 것이
'알아차림'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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